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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아는 취미활동

가족이 함께 걷고 ,느끼고,그리고 과정을 함께 나누는 취미

1. 가족이 함께 걷고, 느끼고, 그리는 과정

가족이 함께 걷고 ,느끼고,그리고 과정을 함께 나누는 취미

이 활동은 아주 단순한 산책에서 시작된다. 가족이 함께 집 근처를 산책하며, 평소 다니는 경로나 새로운 길을 걸으며 각자 장소마다 느끼는 감정을 간단히 말로 표현해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공원 입구에서는 “여기 오면 마음이 탁 트여요”, 놀이터에서는 “여기선 언제나 신났어요”, 학교 앞에선 “이 길을 걸을 땐 시험 걱정이 떠올라요”처럼 솔직한 말들이 오간다. 부모는 자녀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고, 자녀는 부모의 어린 시절 기억을 들을 수도 있다. 이 감정들을 메모지에 간단히 적거나 녹음 앱으로 간단히 저장한 뒤, 산책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큰 종이나 벽걸이 캔버스에 감정 지도를 함께 그리는 것이다. “엄마가 밝은 기분을 느낀 곳은 노란색, 아빠는 푸른색, 아이는 보라색”처럼 각자의 감정을 색으로 나타내고, 높고 낮은 감정을 등고선이나 점묘, 패턴으로 표현하면 된다. 이 과정은 자연스럽게 가족 대화를 유도하며, 감정을 가시화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효과를 준다.

 

2. 감정과 공간을 잇는 새로운 놀이

우리가 매일 오가는 동네, 골목길, 놀이터, 집 앞 계단은 지도상으로는 단지 ‘장소’ 일뿐이지만, 가족 구성원 각자에게는 전혀 다른 감정이 얽혀 있다. 누군가에겐 기억이 담긴 골목이고, 누군가에겐 두려움을 느꼈던 횡단보도일 수도 있다. ‘미세지형 감정 지도 제작’은 이런 일상 속 공간에 감정의 지형을 입히는 활동이다. 쉽게 말해, 우리가 함께 걷고 경험한 장소에 대해 각자가 느낀 감정을 서로 공유하고, 그것을 지형처럼 표현해 지도 형태로 기록하는 창의적이고 감성적인 놀이다. 실제 지형의 높낮이나 도로망 대신, 감정의 고도차와 분위기를 시각적으로 표현한다는 점에서 이 활동은 심리적 풍경을 만들어가는 가족의 공동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감정 표현이 서툰 어린 자녀에게는 ‘이 장소가 산처럼 높았어, 아니면 평지처럼 편안했어?’ 같은 질문이 감정을 풀어내는 통로가 되어준다.

 

3. 감정 지도를 구성하는 구체적 방법과 사례

감정 지도 제작에는 다양한 시각화 방식이 있다. 가장 쉬운 방법은 감정별 색상 키를 미리 정해두는 것이다. 예: 빨간색은 신남, 파란색은 평온함, 검은색은 두려움, 초록색은 안정감. 장소별로 해당 감정을 가진 가족 구성원의 색을 지도에 표시하고, 등고선처럼 감정 강도를 겹겹이 표현할 수 있다. 혹은 일정 간격으로 걷는 동안 느낀 감정을 숫자(1~5점 척도)로 표시한 후, 고저차 곡선을 만들 수도 있다. 서울 마포구의 한 4인 가족은 주말마다 동네를 한 구역씩 나눠 산책하고, 그날의 감정을 메모지에 적어 감정 지형도를 점진적으로 완성해 갔다. “이 길은 엄마에겐 낮은 골짜기지만, 아이에겐 기분 좋은 언덕이었어요”라는 식의 대화를 지도에 그대로 표현하면서 서로의 감정 인식을 비교하고, 이해하게 되었다. 제작한 지도는 가족 공용 공간에 붙여두고, 시간이 흐르면서 감정이 바뀌는 지점을 덧붙이기도 한다. 이렇게 하면 가족 간의 정서적 지형이 축적되며, ‘우리만의 정서 지도’라는 상징적 결과물이 생긴다.

 

4. 마음의 땅을 함께 걷는 감정 훈련

미세지형 감정 지도는 단순히 그리는 작업이 아니다. 그것은 감정을 언어로, 언어를 시각으로, 시각을 관계로 연결하는 도구다. 아이가 “이 놀이터는 지금은 좋지만, 예전엔 무서웠어요”라고 말할 때, 부모는 그 말을 지도에 반영하며 아이의 성장과 감정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다. 부모 역시 “이 골목은 나 어릴 때 외로웠던 길이었어”라고 나누면, 자녀는 부모의 감정 세계를 상상할 수 있다. 감정 지도는 그렇게 서로 다른 시기를 살고 있는 가족 구성원들이 공간과 기억을 통해 정서적 공명대를 형성하는 방식이 된다. 또한, 이 지도는 시간이 흐를수록 진화한다. 계절이 바뀌거나 가족 내에 새로운 변화(이사, 학교 입학, 슬픔의 사건 등)가 생기면 그 변화도 지도에 반영할 수 있다. 즉, 미세지형 감정 지도는 일회성이 아니라 정기적인 감정 훈련과 기록의 장이 된다. 가족이 함께 걸으며, 느끼고, 그린 이 감정의 지도는 단지 활동을 넘어서, 서로를 알아가고 이해하며 소통하는 살아 있는 마음의 기록물이자, 미래에도 꺼내 볼 수 있는 감정의 타임캡슐이 된다.